일론 머스크,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억만장자 창업자가 이제 미국 정치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특히 대규모 “Big Beautiful Bill(빅 뷰티풀 법안)” 통과를 둘러싼 공개적인 갈등 이후, 머스크는 새로운 정치 세력인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머스크가 새 정당을 원하는 이유
머스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핵심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대한 실망이 있습니다. 그는 두 정당을 “유니파티(하나의 당파)”라고 부르며, 정부 재정적자 증가와 국민의 진짜 뜻을 대변하지 못하는 점을 모두의 책임으로 돌려왔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트럼프의 “Big Beautiful Bill” 통과였습니다. 머스크는 이 대규모 정부 지출 법안을 “정신 나간 짓”이자 “역겨운 괴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에 진정한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재정적으로 보수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전략: 집중적이고 정밀한 교란
기존 제3당이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는 것과 달리, 머스크의 아메리카당은 자원을 극소수의 핵심 선거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상원 2~3석, 하원 8~10석 정도에만 후보를 내겠다는 전략입니다. 의회가 워낙 박빙이기 때문에, 이 정도 의석만 확보해도 머스크의 정당이 주요 법안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이 정신 나간 지출 법안이 통과되면, 아메리카당은 바로 다음 날 창당될 것이다. 미국 국민이 진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민주-공화 양당 체제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여론과 도전 과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40%, 그 중 상당수 공화당 지지자들도 머스크의 새 정당을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제3당을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엄격한 선거자금법, 주마다 다른 복잡한 후보 등록 요건, 그리고 양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뿌리 깊은 충성심이 큰 장애물입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막대한 자산을 갖고 있더라도, 아메리카당이 진정한 전국 정당으로 자리잡으려면 수년간의 꾸준한 풀뿌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정치적 파장과 다음 단계
머스크의 선언은 이미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트럼프 법안을 지지한 거의 모든 공화당 의원에게 경선 도전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자신의 슈퍼 PAC을 통해 자신의 비전에 부합하는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트럼프는 머스크의 기업에 대한 정부 계약과 보조금 중단을 경고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성공할 수 있을까?
정치학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에모리 대학의 앨런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미국에서 제3당 운동은 대개 깊은 불만에서 비롯된다. 단순히 부유한 개인이 새 정당을 만든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미국 정치 시스템은 양당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고, 역사적으로도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제3당 시도조차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실패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의 막대한 자원과 대중의 관심을 끄는 능력 덕분에 이번 실험은 최근 들어 가장 흥미로운 정치적 시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당이 진짜 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헤드라인에 그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머스크가 현 체제를 흔들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입니다.